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삶을 짓는 건축가 승효상 #2

건축가 승효상의 질문

건축가는 건축으로 우리 삶을 바꾸는 자더 나은 삶을 위해, 좋은 건축을 고민하고 건축으로 해결하다

빈자의 미학’이란 화두로 자신만의 건축을 시작한 지 꼭 30년이 되는 해.
그 끝자락에서 60대 건축가의 회고를 들으러 간 나에게 그는 무수한 물음으로 답했다.

좋은 건축이란 무엇인가?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?
건축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?

우리는 건축의 품에서 살아간다.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잠들 때까지, 건축에서 나와 건축을 거친 뒤 다시 건축으로 돌아온다. 랜드마크라 불리는 건축은 이 도돌이표 같은 여정에서 소외된다. 오히려 볼품없고, 익숙하며 그래서 그것이 건축이란 걸 자꾸만 잊게 되는 존재들이 우리 일상과는 더 맞닿아 있다. 당장 문밖만 나서면 보이는 것들, 아파트나 상가 건물, 동사무소나 파출소 같은 공공건물이 그러하다. 건축이 지니는 공공적 가치는 건축이 개인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한 것이다.

아파트와 상가 건물이 아름답고 동사무소나 파출소 건물이 우아했다면 과연 지금 우리 삶은 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. 공간을 다소 비워내 성찰을 담고, 이웃과 후대를 위해 층고를 약간 낮출 수 있다면 앞으로의 삶은 더 달라질 것이다. 건축가 승효상이 건네는 화두는 위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아니다. 사방을 살피고, 모서리를 훑으며 고개고개를 넘어간다. 마치 우리가 진리라는 것을 종종 그렇게 상상하는 것처럼. 올해는 승효상이 자신의 건축사무소를 연지 꼭 30년이 되는 v해다. 건축의 공공적 가치를 내건 그의 ‘빈자의 미학’은 이미 우리 시대의 가장 유명한 건축적 담론이 됐고, 그가 설계한 무수한 건축물은 세계 곳곳에서 승효상이란 존재를 알린 지 오래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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